영화 "원더랜드"를 보며, 엄마를 떠올리다

영화 "원더랜드", 그리운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영화를 보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에 마음 깊은 곳이 건드려질 때가 있다. 며칠 전, TV에서 "원더랜드"를 우연히 보다가 그랬다. 

작년에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 영화는 떠난 사람을 AI로 복원해 소통할 수 있는 가상공간 '원더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났어도, 그 목소리와 표정을 다시 볼 수 있다면, 그와 대화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화 속 인물들이 원더랜드를 통해 다시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나 역시 같은 상상을 했다.

엄마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서, "작은 딸, 사랑해." 라고 말해줄 수 있다면.

아니, 그보다 내가 엄마에게 **"엄마, 사랑해. 정말 미안하고, 많이 고맙고, 한없이 사랑해."**라고 직접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 말을 충분히 하지 못한 채 엄마를 떠나보냈다. 언젠가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기회는 너무 갑작스럽게 사라져 버렸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시스템이 얼마나 간절하고도 애틋하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AI로 복원된 사랑하는 사람, 그것이 위로가 될까?

'원더랜드' 같은 시스템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위로가 될 것이다. 

떠난 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 다시 한번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얼굴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안이 될까.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살아가는 프로그램 속 존재들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들은 진짜일까? 

아니면 단지 남아 있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만들어진 허상일까?

이 영화는 이 부분을 깊이 탐구하지는 않지만, 보는 내내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살아 있는 사람들은 원더랜드를 통해 행복할지 몰라도, 그 속에서 복원된 존재들은 어떤 감정을 가질까? 

그들에게도 기억과 감정이 있다면, 그들은 과연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엄마는 죽었어"… 이별을 받아들이는 순간

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 중 하나는 바이리가 딸 '지아'에게 "엄마는 죽었어."라고 말하는 순간이었다.

어린 지아는 원더랜드 속 엄마와 계속 만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이 아님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바이리는 결국 딸에게 진실을 말해야 했다. 그때의 심정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팠다.

우리도 비슷한 순간을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만약 원더랜드가 현실이 된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그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 우리는 그들을 다시 한번 떠나보내야 한다. 

과연 우리는 그 이별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술이 발전하면서 AI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한 번 더 이별해야 하는 순간을 마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정말 위로가 될까? 아니면, 더 깊은 그리움을 남기게 될까?


지금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망설이지 말자

나는 여전히 "엄마, 사랑해."라는 말을 더 많이 하지 못한 게 후회스럽다. 원더랜드가 현실이 된다면, 나도 엄마를 다시 만나 이 말을 전할 수 있을까?

하지만 그것이 단지 프로그램 속의 엄마라 해도, 나는 기꺼이 말할 것 같다.
"엄마, 사랑해. 정말 많이 사랑해."

그리고 엄마가 나에게 "작은 딸, 사랑해." 라고 말해준다면… 그 순간만큼은, 그것이 현실이든 아니든, 마음속 깊이 위로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해." 그 말이 전해질 수 있을 때, 후회 없이 말해야 한다.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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